‘귀여움이 세상을 지배한다.’ 또는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는 말이 있다. 귀여운 아기, 동물, 캐릭터 등, 전 세계는 그들의 귀여움이라는 매력에 흠뻑 빠져 있는 듯하다. 한때 서울에 큰 이슈를 몰고 왔던 러버덕을 기억하는가?
네덜란드 출신 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 러버덕이 2014년에 이어 2020년에 더욱 커진 모습으로 석촌호수 위에 등장했다. 어릴 적 욕조에서 함께 물장구를 치던 오리 장난감을 떠올리게 하는 이 귀여운 오리 조형물을 보러 온 사람이 2014년에만 무려 5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우리는 귀여운 것을 볼 때 행복감을 느낀다. 그들을 안아주고 싶은 감정을 넘어 깨물어 주고 싶은, 귀여운 공격성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는 귀여운 존재들에게 더욱 관대하다. 어린아이가 반짝이는 눈으로 하는 간절한 부탁을 어른들이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귀여운 것들은 우리를 무장해제 시킨다.
귀여운 캐릭터 마케팅, 돈이 되는 귀여움
2023년 올해 캐릭터 산업 매출액은 2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고 귀여운 캐릭터는 단지 사랑스럽다는 감정을 넘어 보호본능과 소유욕 역시 불러일으킨다. 이런 캐릭터들은 연령을 아우르며 사랑받고 있으며, 우리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귀여운 것들에 열광하며 흔쾌히 지갑을 연다.
패션 업계에서도 캐릭터를 활용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일본의 캐릭터 기업 산리오나 한국의 캐릭터 루피, 몰랑이, 뚱랑이와 같은 캐릭터들과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나온 귀엽고 키치한 의류도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필자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산리오의 귀여운 강아지 ‘포차코’다. 연인과 데이트를 할 때면 그 지역의 소품 숍을 들르곤 하는데, 그 가게에서 포차코 스티커나 키링, 인형 등을 꼭 구매하곤 한다. 마이멜로디, 쿠로미, 시나모롤에 비해 인기도가 조금 떨어지는 캐릭터인 포차코가 상점에 구비되지 않았을 때는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선다.
귀여워 보여? 그럼 끝난 거야.
귀여움은 역시 사랑의 영역이기도 하다. “어쩜 좋아 나 저 남자 좀 귀여운 거 같아.” 이 말은 호감을 느끼게 된 상대가 어느 순간 귀여워 보인다면 이미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귀여운 존재를 보았을 때 우리 몸에서는 행복감을 주는 도파민과 사랑의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귀여운 것들은 우리를 사랑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더불어 그 존재를 향한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무해하다’, ‘작고 하찮다’는 소셜 네트워크상에서 주로 쓰이는 이런 말들은 귀여움과 연관되면서 그런 존재들이 마주한 사람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귀여움은 어쩌면 인간에게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이 사회에서 살아남고 사랑받을 수 있는 큰 무기이자 권력이지 않을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귀여워하고 계시진 않을까?
다 커버린 성인이자 어른인 우리는 아기와 같은 외모도 아니며 순수하지도 않지만, 하나님 앞에서 작고 연약한 존재임은 틀림없다.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무능력한 인간은, 어쩌면 하나님이 보시기에 보호하고 돌보아야 할 약한 존재이자 사랑하는 귀여운 존재가 아닐까. 하나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신다는 증거를 성경 속에서 찾아보자.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 지니라 (민수기 6:24-26)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로마서 5:8)
이와 같이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귀여워하신다는 표현이 있다. 마지막 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세상이 우리를 다소 부담스럽게 여겨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귀여운 사랑스러운 존재로 바라보고 계시다는 인식을 가져보자. 마지막 때의 우리의 삶은 우리가 바라보기에는 부담스럽고 어려울 수 있지만, 그 분께서는 여전히 우리를 사랑의 눈으로 보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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