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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의 패션 이야기

[최재훈의 패션이야기] 그리스도인 최재훈, 타투를 결정하다

by 마지막겨울 2023.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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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문신
전 세계적으로 타투라고 불리는 문신이나 피어싱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타투는 패션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로 여겨진다. 문신이 깡패나 범죄자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과거와는 달리 문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늘어나고 있고 여론 조사 결과 타투이스트의 문신 합법화에 대해 국민 절반 이상이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는 아직 문신을 의료행위로 보고 의사가 하는 시술 이외에는 불법 행위로 간주한다. 

문신에 관한 기독교인들의 견해
문신에 관한 성경의 기록은 레위기 19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죽은자 때문에 너희의 살에 문신을 하지 말며 무늬를 놓지 말라 나는 여호와니라“(레 19:28) 이 말씀을 보며 문신을 하면 안 된다는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서 이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문신하는 것을 금지하셨으며 우리 몸은 우리의 것이 아닌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성령의 전이라고 말한다. 

 

또한 문신은 악마와 뱀 등 우상숭배와 관련될 수 있기에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문신해도 괜찮다는 의견도 있다. 문신하지 말라는 것은 죽은자를 위해 자해하고 무늬를 새기지 말라는 것, 즉 귀신과 우상숭배 하지 말라는 것이기에, 문신을 죽은 자를 기리거나 우상숭배 하는 뜻에서 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인이 문신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미지사진, 최재훈 작가의 타투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필자의 이야기
 나는 문신한 기독교인이다. 처음 타투에 매력을 느낀 것은 열아홉 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단
기 선교로 튀르키예에서 11개월간 살고 있던 때였다. 선교지로 수련회를 온 유럽의 학생들은 매우 자유로워 보였고 무엇보다 몸의 여러 군데에 새겨져 있는 타투가 내 눈에는 예뻐 보였다. 그때부터 문신에 관한 관심이 생겼다. 돌아보면 내가 문신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존감 회복이었던 것 같다. 

 

당시 대학생이던 내 인생에 내가 없는 것 같았다. 원하는 학과에 지원해 공부하는데도 내 안에 열정이 느껴지지 않았고 즐거움은 갈수록 사라져만 갔다. 많은 기독 청년들이 갖고 있는 고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십여 년 남짓 살아오는 동안 나에게 내 인생의 결정권이 없다고 느꼈고 내 뜻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그저 되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사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내 선택과 결정에 확신이 없어졌고 삶의 의미와 재미를 찾지 못해 무기력한 그때, 내게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많은 고민과 기도 끝에 저질러보기로 했다.

후회하는지는 않는지?
약 5년이 지났지만, 아직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 문신을 통해서 잃어버린 자존감을 회복했느냐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다. 시간이 지나 나다움을 되찾아 가는 중이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확립해 나가는 지금, 이 문신을 바라볼 때 그것은 내가 아팠던 나를 위해 한 선물이었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 

 

물론 내 오른팔에 새겨진 십자가와 장미를 보면 여전히 예쁘다고 생각한다. 더 할 생각이 없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이라고 답하고 싶다. 이 선택이 하나님께 영광되는 일이었는지 묻거나 문신을 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창조의 아름다움을 바꿔버리는 일이라고 말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목자 되신 주님은 무리를 벗어난 한 마리의 어린양을 찾으신다. 탕자 역시도 사랑하신다. 문신을 일탈이나 죄로 볼 수도 있겠지만 문신한 내가 여전히 하나님께 속한 자임을 나는 확신한다. 

 문신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더욱 깊이 해야 한다. 나보다 더 많이 기도하고 묵상하기를 바란다. 한번 하면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것이기에 시간이 지나고 정말 후회하진 않을지, 남들이 하기 때문에 하는, 별다른 고민 없는 결정은 아닌지 생각해 보자. 문신하고자 하는 욕구보다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해보기를 바란다.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영원한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매거진 '마지막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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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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