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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거진 "마지막 겨울" lastwinter.kr
최재훈의 패션 이야기

[최재훈의 패션이야기] 팬에서 '까'로

by 마지막겨울 2023.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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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셀러브리티가 이번 6월 공개되었다. 12부작으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유명인, 소위 인플루언서이자 유명인들이 인기를 얻는 방법과 그 인기를 이용해 돈을 버는 방법, 그리고 그들 간의 시기와 질투, 폭로와 그 안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인플루언서, 줄여서 인플이라고도 불리는 그들은 SNS에서 활동하며 연예인과는 조금 다르지만, 연예인보다 가깝고, SNS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연예인 그 이상의 영향을 주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상업적 측면에서 그들은 기업에 꼭 필요한 홍보 수단이자 동업자가 되기도 한다.

넷플릭스 방영 '셀러브리티'



#유명해져라
인플루언서들은 구독자 수와 그 영향력에 따라 나노, 마이크로, 매크로, 메가 인플루언서 등으로 나눠 구분되기도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들에게 팔로워나 구독자 수는 그 채널의 권력이자 부로 직결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유튜브나 SNS를 통해 유명해지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텔레비전과 OTT 서비스 속의 몇몇 연애 프로그램은 이제 인플루언서들의 데뷔 무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세를 얻은 인플루언서의 광고비가 한 건당 삼천만 원이 넘는다는 소문이 돌기까지 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따라 하고 싶은 그녀들의 라이프 스타일


인플루언서의 팔로워들은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동경하여 따라 하며, 그들이 홍보하거나 직접판매 하는 물건으로 자신들을 꾸미는 추종자가 되기도 한다.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플루언서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인 인플루언서가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도 팬들은 그 물건을 구매한다. 팬들이 인플을 신뢰하는 첫 번째 이유는 친밀감과 소속감이다. 연예인보다는 일반인에 가까우면서도 우러러볼 수 있는 존재, 내가 쓴 댓글과 메시지에 답해주며 라이브 챗으로 소통까지 할 수 있으니 심리적 친밀감과 유대감도 형성된다. 

 

두 번째는 진정성의 잦은 노출이다. 친밀감을 바탕으로 자신의 팔로워를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팔로워들에게 더 좋은 제품을 제공하고자 하는 인플의 마음을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화면에 비친 그들의 마음이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인플루언서들은 같은 소비자의 입장을 대표하면서도 더 뛰어난 감각을 가진 사람으로 인식되며 팔로워들이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그들의 홍보나 판매 활동은 매우 뛰어난 수완을 보인다. 반대로 인플루언서를 열렬히 지지하며 분별 없이 그들이 파는 옷을 입는 팬들을 시녀라며 비난하는 일부 목소리들도 있다.

신뢰가 깨지는 순간, 팬에서 ‘까‘로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판매되는 인플루언서 제품의 문제와 허위 광고, 잘못된 정보 제공, 인성 문제 등으로 충성 고객들의 신뢰가 깨지는 사건들이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실망한 소비자들이 팬에서 그들을 비판하는 계정으로 돌아서게 되는 경우가 잦았다. 미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조사에서는 소비자들이 점점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염증을 느끼고 있으며, 그들이 홍보하는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응답자가 12%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필자는 인플루언서들의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잘 짜인 무대 위의 예쁜 인형과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들의 사진과 피드는 가공된 것이며 그 피드 속 인플루언서의 모습이 우리가 아는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들의 호화스러운 생활과 행복해 보이는 웃음은 어딘가 조금 어색하고 위태로워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중은 그들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그들을 따라 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출처, 픽사베이

 

매력적인 인플루언서의 모습을 따라 하고 닮고 싶어 하는 마음, 그다음이 없다. 동경하는 인물을 모방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것을 구축하지 못한다. 그들은 그저 추종하다가, 까다가, 이면이 드러나자 자신이 지지하던 사람의 몰락을 지켜보다가 결국에는 다시 추종할, 요즘 말로 빨아줄 다른 누군가를 찾는다. 묻고 싶다, 여기서 당신의 인생은 어디에 있는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알고 있는가?
 
 우리는 누군가를 너무 쉽게 믿는다. 그들이 나를 생각하고 있다고,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나도 그 뜻에 동참하고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깊게 사유하고 충분히 검증하려 하지 않는다. 정말 믿고 따를만한 존재는 거짓으로 꾸미지 않으며 사람들을 미혹하지 않는다. 그저 그 발자취로 증명할 뿐이다. 우리가 따르고 닮아야 할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위선과 허영의 권세에 혹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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