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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의 패션 이야기

[최재훈의 메타토크] 메타버스, 타야할 버스일까?

by 마지막겨울 202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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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은 가상 세계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꾸미고 게임을 즐기며 현실과는 또 다른 초월적인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한 번 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는 가상 혹은 초월의 의미를 지닌 Meta와 현실 세계 및 우주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하면서 현실과 이어지는 가상 세계 정도를 뜻한다. 이미 수억 명이 사용하고 있는 로블록스나 네이버 제페토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들은 가상 세계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꾸미고 게임을 즐기며 현실과는 또 다른 초월적인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가상 세계에서 사람들은 실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 사용자들과 자유롭게 소통한다. 세계 소셜네트워크 기업 페이스북도 기업 이름을 메타로 변경하면서 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사명을 공표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를 가속화 한 것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지대했을 것이다. 질병과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을 경험한 우리는 현실에서의 접촉과 만남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럼에도 관계 맺음을 포기할 수 없는 우리에게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계는 인간관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어 상상한 것들을 이루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세계이자 아바타를 통해 나를 자유롭게 드러내는, 제2의 내가 존재하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Photo by UK Black Tech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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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통한 비대면 소통을 뛰어넘어 사용자들은 메타버스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며 취미를 공유할 수도 있게 된다.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어 상상한 것들을 이루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세계이자 아바타를 통해 나를 자유롭게 드러내는, 제2의 내가 존재하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과 카메라를 통한 모션 캡처기술 등을 통해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버추얼 유튜버(virtual youtuber)나 연예인의 부캐 활동에 열광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현상도 우리에게 새로운 나, 일명 부캐를 갖고자 하는 욕구가 있음을 알려준다.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디지털 화폐 기술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렇다면 우리는 메타버스가 지향하는 자유로움, 무엇이든 가능한 세계에서 정말로 모든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결국엔 자본과 권력의 개입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주류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이미 기업과 개인이 메타버스 가상 토지 매입에 약 3조가 넘는 금액을 지불했다고 하며 NFT(Non-Fungible Token)를 판매하고 구매해 부를 과시하고 축적하는 사람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디지털 화폐 기술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시시각각 변화할수록 기술의 편향성과 정보 격차는 더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돈만 있다면 말이다.


가상 세계도 자본과 그를 통한 권력의 지배구조를 벗어나기 힘든 것은 현실 세계와 동일한데, 기술을 먼저 접하고 기술을 활용할 능력이 선점한 이는 가상 세계에서 더 빠르게 부를 축적할 것이고 그들은 독점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메타버스 시장을 점유할 것이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시시각각 변화할수록 기술의 편향성과 정보 격차는 더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돈만 있다면 말이다.

자본주의와 경제활동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제약 없는 사회는 없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말은 착각일 수도 있으며 메타버스 세계는 내가 상상했던 세상과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오히려 그런 세계가 하나 더 느는 것은 지금의 기술도 충분히 다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필자와 같은 사람에게는 꽤 어렵고 피곤한 일인 것 같다.


무엇이든 쉽게 이루는 세상이 과연 좋은 세상일까에 대한 의문 또한 들었다.

무엇이든 쉽게 이루는 세상이 과연 좋은 세상일까에 대한 의문 또한 들었다. AI와 메타버스가 모든 분야에서 일을 대신 해주고 우리는 선택하고 정보를 가공하기만 하면 되는 시대가 빠른 시일 내에 올 것으로 보인다. 모든 일을 쉽게 처리하는 편의성에 빠져 우리는 스스로 고민하고 사유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가상 세계에 빠져 현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일부 사람들은 가상 세계로 도피한 채 단기적이고 말초적인 쾌락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VR 기술과 센서를 통한 가상섹스 장비가 만들어지고 판매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연애와 결혼을 할 필요가 없다. 인간은 이 기술로 가상 세계에서 사람들은 누구와도 만날 수 있고 성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될 것이며 점점 인간은 더욱 생육하고 번성하기가 더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메타버스 기술의 발전으로 메타버스 교회의 탄생도 머지않음을 예측할 수 있는데, 이 가상 현실 속의 교회를 진짜 교회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 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  교회가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는 것과 메타버스 교회가 실제 교회를 대체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메타버스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기독교와 교회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예배가 확산되어 온라인 예배가 이제는 예배의 한 부분으로 인정받는 분위기이다. 메타버스 기술의 발전으로 메타버스 교회의 탄생도 머지않음을 예측할 수 있는데, 이 가상 현실 속의 교회를 진짜 교회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 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김형락 박사는 ’기독교 메타버스 공동체와 예배에 대한 연구‘에서 가상 세계만을 추구하는 기독교 공동체의 극단적 메타버스화는 디지털 가현설에 빠질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김 박사는 메타버스 교회가 실재적 교회를 대체하고 그 안에서 신자의 아바타를 통해 예배를 드리는 것은 교회 공동체와 예배의 진정한 의미를 제한시키는 매우 위험한 시도가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물론 비대면과 가상현실 교회를 통해 신체적 제약이나 팬데믹과 같은 불가피한 상황에도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고 가상공간에서 풍부한 시각적 자료를 활용해 다양하고 풍부한 방법으로 성경을 교육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그러나 교회가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는 것과 메타버스 교회가 실제 교회를 대체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필자 또한 예배는 실제 만남과 교회 공동체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몸은 직접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질 수 있는 감각의 축복을 타고났다. 가상 현실에서 우리가 체험하는 감각과 감정들이 실제와 매우 유사하게 구현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우리가 현장에서 소통하고 공유하는 실제 만남과는 다를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몸을 입고 직접 이 땅 위에 내려오셨고 우리의 죄를 씻기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


아바타를 온전히 자신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지, 그것이 본질적으로 나와 동일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고민도 하게 된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몸을 입고 직접 이 땅 위에 내려오셨고 우리의 죄를 씻기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 우리는 예수님의 성육신과 죽으심, 부활하심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할 필요가 있다.

말씀 한마디로 우리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으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뜻을 말이다.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는 우리를 교회에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하나님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집에서 장비를 켜고 착용해 쉽게 드리는 예배의 편의주의에 물들게 되면 우리가 지켜야 할 예배의 무게는 한 없이 가벼워지고 그 의미는 변질될 수 있다.

우리가 하나님께 가기 위해 경건하게 몸과 마음가짐을 정돈하고 약속된 시간에 아버지께 나아가는 과정 또한 예배임을 기억하고 그 예배는 전심으로 드리는 예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는 세상의 변화에 따라가기보다 하나님 말씀을 기준으로 앞으로의 미래도 준비해나가길 바란다.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영원한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매거진 ‘마지막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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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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