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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거진 "마지막 겨울" lastwinter.kr
최재훈의 패션 이야기

[최재훈의 패션 이야기] 익숙함에 관하여

by 마지막겨울 2024.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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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reepik>

요즘 자주 입는 옷이 있는가? 매번 새로운 스타일을 뽐내기 위해 옷장 속 옷이 가득한 사람이 있는 반면에, 몇 벌 안 되는 옷을 오랫동안 입어 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인들의 옷장에는 계절별로 다양한 의류가 걸려있지만, 반복되는 일상에서 왠지 더 손이 많이 가는 옷이 존재한다. 

 

그런 옷들은 대부분 입었을 때 거부감이 없는 소재이고, 편안하며, 다른 어떤 옷들과도 잘 어울리는 무난한 색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필자도 최근 들어 고정된 스케줄에 따라 생활하면서, 연인과의 만남이 있거나 특별한 날이 아니라면 옷차림에 신경 쓰지 않고, 익숙하면서 편안한 옷을 자주 골라 입게 되었다. 

 

이에 따라 옷을 살 일도 많이 줄어들었다. 이전에는 익숙했던 의류 소비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패션 브랜드의 광고나 스타일링 영상을 보면서 나에게 꼭 필요하게 느껴졌던 옷들이 실제로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 새로 샀던 옷을 얼마나 입었는지 돌아보게 되면서 섣부른 소비를 줄이게 되었다.

우리는 익숙한 것을 선택하고자 한다. 삶의 변화보다는 현상 유지를 선호하며, 우리의 뇌는 익숙한 패턴에 맞춰진 결정을 좋아한다. 인간에게 낯선 것은 위험 요소로 간주하고,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익숙한 것을 선택한다고 진화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이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위해 변화하고자 하면서도 어제와 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게으름 피우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겠다. 

 

새로운 시도나 도전 역시 인간을 스트레스에 노출시킨다. 이러한 불편함과 불안정성은 사람을 익숙한 방향으로 이끌곤 하는데, 목표의 달성과 성취를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익숙함에 거스르고 불편함을 감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의류 소비도 마찬가지다. 익숙한 광고와 경로를 통해 항상 해오던 몇 가지 추측을 통한 고민 없는 구매를 해왔다면,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 등 검증의 단계를 거칠 필요가 있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말씀과 성경을 따라 경건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여전히 쾌락과 욕망을 가까이하며 죄를 짓는 선택을 반복한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과 크게 다를 것 없이 세속적인 가치에 비중을 두는 데에 익숙한데, 그러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물리적 거리
첫 번째는 우리가 하나님과 떨어져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형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듯,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배우면서도 눈에 보이는 물질과 쉽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선택하는 것에 더 익숙하다.

 

2) 삶에 대한 익숙함
건강하고 살아있는 인간은 대부분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면서도 자신 역시 죽어가는 존재라는 것을 잊고 살아간다. 내 인생이 내일도, 모레도 무한히 지속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 우리는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을 미래의 나에게 미루는 게으르기 그지없는 모습을 보인다.


3) 말씀 묵상의 부재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가지 못하는 기독교인들이 많다.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말씀을 읽지 않고 묵상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 그리고 다시 오실 것을 생각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은 죄에 무너지기 십상이다.

성공한 사업가들이 매일 같은 옷만 입는 이유는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인간은 멀티태스킹 할 때, 즉 한 번에 여러 일을 할 때 집중력과 업무 효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는데 쓰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그들은 한 종류의 옷을 여러 벌 사서 돌려 입는다.

 

자신의 목표와 성과에 우선순위를 두고 한 가지에 집중한 그들의 주도적인 노력이다. 그리스도인들 역시 신앙생활에서, 익숙한 죄의 선택을 끊어내고 하나님께로 삶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 죄의 삯은 사망이며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영생이라는 로마서 6장 23절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필자는 신앙이 묵묵히, 꾸준히 살아냄과 동시에 날마다 의식적으로 새로워지고 깨끗해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마지막 때를 기다리는 우리는 예수님 앞에 다시 서게 될 그 순간을 상상하며 익숙한 죄의 고리를 끊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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