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에 대한 두려움(FoMO) 증후군의 자가진단이다. 다음의 문항 중 5개 이상 체크되었다면 FoMO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1. 주위에서 하는 것들을 보면 나도 해야만 할 것 같고,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질투심과 소외감이 느껴진다.
2. 유행하는 물건은 일단 사고 본다.
3. 대화할 때 내가 모르는 주제가 나오면 불안하다.
4. 모임이 있으면 무조건 참석해서 분위기를 따라가야 마음이 편하다.
5. 여행지에서 남들이 ‘여기 오면 꼭 봐야 한다’는 곳은 필수 코스로 정한다.
6. 핫한 장소나 음식은 반드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7. 대화에 끼려고 주변 사람들이 재밌다는 드라마를 취향과 상관없이 본다.
8. 주말이나 휴일에도 인맥 관리 때문에 SNS를 손에서 놓기 힘들다.
“SNS를 사용하다가 문득 SNS에 보이는 다른 사람들은 직업적인 성취와 함께 몸매를 관리하여 바디 프로필도 찍고, 틈틈이 여행도 다니며 여행사진도 찍고, 유명한 맛집, 예쁜 카페들을 다니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 같은데, 나는 매일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일상에서 지루한 삶을 보내는 것 같다는 소외감 혹은 우울감을 느낀 경험이 있습니까?”
최근에 ‘카페인 우울증’이라는 단어가 신조어로 사용되고 있다. 카페인 우울증이란 커피의 카페인이 아닌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앞 글자를 줄여 만든 용어로 SNS를 보며 상대적 박탈감, 우울증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타인과의 잦은 비교는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우울감이나 박탈감을 느끼는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는 SNS 속 사람들의 모습이 전부 일상은 아니며 특별한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른 사용자가 올리는 좋은 차, 유명 브랜드의 옷, 명품 액세서리, 연예인과 같은 일반인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비교하는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사실 타인과의 비교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회비교이론(Leon Festinger, 1954)에 따르면 우리 모두 정확한 자기 평가를 얻기 위한 추동력이 있으며 타인과의 비교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자 보편적인 특성 및 행동으로 설명된다. 즉 우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기 위한 수단으로 비교를 자연스럽게 이용하며 이를 통해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비교가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프로필, 사진, 게시물 등을 게시할 수 있는 통제적인 SNS의 사용환경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 있다. SNS 사용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을 SNS에 게시하고 좋은 평가와 좋은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SNS 사용자들 사이에서 자신보다 나은 대상과 비교하는 상향비교로 이어질 수 있다.
상향비교와 관련된 연구들은 SNS를 통해 상향비교를 하게 될 경우 자신의 능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되고, 비교를 통한 부정적인 정서를 느끼게 된다는 사실을 보고하고 있는데, 실제로 SNS 사용과 관련된 일련의 연구들은 페이스북과 같은 SNS 사용시간이 증가할수록 우울감을 쉽게 느끼고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행동과 대상으로부터 멀어지려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일련의 연구들처럼 우리가 만약 SNS를 사용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축적하고 있다면 SNS 사용시간과 빈도가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 현상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부정적인 감정이 들수록 SNS를 더 중독적으로 이용하게 될 수 있는데, 빈번한 상향비교를 통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소외에 대한 두려움(FoMO: Fear of Missing Out)’이기 때문이다.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무엇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하는 말로 마케팅 전략가인 Dan Herman(2000)에 의해 제시된 개념이다. Dan Herman은 사람들이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추구하는 이유 중 하나로 사람들이 느끼는 ‘무엇인가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마감임박” 혹은 “한정수량”처럼 소비자에게 부족함과 조급함을 느끼게 만들어서 상품가치의 희소성과 제품 수요에 대한 동기를 높이는 전략으로 활용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행하는 맛집을 찾아가 오랜 시간 기다려서 이용하는 모습도, ‘등골 브레이커’라는 밈을 탄생시킨 한 브랜드의 고가 패딩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SNS에서 경험하는 소외에 대한 두려움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데, SNS의 중독적 이용과 관련된 연구들은 일부 SNS 사용자가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SNS를 더욱 중독적으로 이용하는 이유를 ‘FoMO’로 설명하고 있다.
즉, 우리는 의도하지 않은 비교를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축적하지만, 동시에 SNS에서 일어나는 무언가를 놓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에 SNS를 더욱더 강박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이는 곧 우리가 다수의 타인과의 비교로 얻는 부정적인 감정보다 다수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상황에서 소외되는 경우를 더 부정적으로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FoMO를 줄이기 위해서 SNS 이용을 줄이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소외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이라는 점에서 피상적인 관계로부터 경험하는 외로움과의 깊은 관련성을 언급하고 있다. 즉 내가 그 정보와 그 상황에 참여하지 않아도 경험할 수 있는 깊은 관계는 이를 보호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FoMO 증후군이 의심된다면 SNS를 잠시 멈추고 주변의 중요한 사람과 나누는 잠깐의 대화 혹은 전화 한 통이 이를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영원한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매거진 '마지막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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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라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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