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Social Network Service)는 우리 삶의 문화가 되었다. SNS란 이용자의 상호간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사회적 관계를 확장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의미한다. 과거에 주로 이용되던 SNS는 버디버디, 싸이월드처럼 직접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개인과 개인이 연결되었지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처럼 비교적 최근에 많이 이용되는 SNS는 직접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도 개인과 개인 사이의 관계를 생성, 유지, 강화, 확장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SNS 사용률은 전 세계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는데, DMC미디어의 ‘2021소셜 미디어 시장 및 현황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셜 미디어 이용률은 89%로 세계 2위이며, 세계 평균인 53.6%보다 약 1.7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이러한 높은 SNS 이용률에 대하여 스마트폰 보급률 및 인터넷 속도처럼 기술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분석한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속도 같은 기술적인 배경을 제외하더라도 SNS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SNS 이용과 관련하여 미국의 작가이자 미래학자인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이야기한 정보화 시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앨빈 토플러는 자신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현대 정보화 시대는 개개인의 가치가 주목받는 시대라고 말했다.
급속도로 변하는 사회속에서 수 없이 많은 정보는 개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싶게 만들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면 개인은 자신과 밀접하게 관련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관계를 효과적으로 맺기 위하여 개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으려 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자 한다. 실제로 SNS 상에서 상호간의 소통의 수단인 ‘좋아요’와 ‘댓글 반응’은 이미 우리 시대의 감정으로 자리잡은 듯 보인다.
SNS는 서로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고 사회적인 연결망을 확대하여 개인의 사회적 자본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와 동시에 SNS를 과도하게 이용할 경우 안구 건조, 손목 통증 등 신체적인 문제와 온라인 상의 대인관계에 과도하게 몰입하여 금단, 내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중독의 문제를 경험할 수 있고, SNS상 접하는 자극적인 컨텐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현실에 둔감한 반응을 보이도록 뇌가 변형되는 ‘팝콘 브레인’ 등의 문제를 경험할 수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앞선 사실은 SNS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들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것보다 조금 더 우려되는 것은 반복된 SNS 사용을 통해 우리 삶의 전반이 중독에 보다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독에는 ‘교차중독’이라는 개념이 있다. 교차중독이란 한가지 물질이나 행동에 중독되면 다른 물질 또는 행동을 동반하거나 다른 중독으로 대체되는 패턴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차중독은 물질중독과 행위중독 모두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교차중독의 원인은 중독 대상과 관계없이 우리 뇌의 전두엽에서 해마로 이어지는 중독 중추의 활성화가 동일한 과정을 거쳐 일어난다는 데에 있다. 즉, 한번 활성화된 중추는 이에 상응하는 자극을 찾아서 술, 마약, 도박 등에 과잉 흥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일련의 연구들은 도파민이 중독 중추를 활성화시키고 원래 중독되었던 대상을 찾지 못할 경우 이와 유사한 자극을 찾는 경향이 높으며 그 과정에서 다른 물질이나 행동을 동반하거나 전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왔다. 즉 SNS 상에서 접하는 자극적인 컨텐츠나 반복된 SNS의 사용으로 인한 도파민의 분비는 SNS 외에 다른 중독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도파민은 감정에 깊이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어떠한 때에 SNS를 주로 이용하며 이를 이용할 때 어떠한 감정을 느끼게 될까? 이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들이 있다.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에서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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