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을 마치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사를 시작했다. 올 초부터 결혼 준비와 집 구하기를 동시에 진행했던 탓에 엄청 바빴고, 진짜 빠듯했다.
마침 내가 일을 쉬고 있었고, 남편은 외근직이라 내가 준비해야 하는 몫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었다. 준비해야 할 것은 많고, 조율해야 할 것도 많은데 나 혼자 감당하기에는 사실 버거운 면도 있었다.
그럼에도 마무리를 잘할 수 있었던 건 남편이 옆에서 잘 다독여 주었던 것도 있지만, 가장 큰 건 기도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작게는 상견례를 조율하는 것부터, 크게는 집 구하는 것까지 기도가 없었다면 정하기도 어려웠을 것 같다.
[결혼 준비, 어떻게 시작하는지도 몰랐지만]
처음 결혼을 준비할 때도 작년 겨울에 현재 남편과 함께 갔던 기도원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하면서 마음을 정하고 시작하였다.
참 재미있는 게, 이렇게 마음을 정하고 났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한 달가량은 '어떻게 하지?'만 생각하고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가 아는 동생을 만나게 되었는데, 마침 그 친구도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길래 어떻게 준비하는 건지 물어보고 같이 진행하게 되었다. 나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랐지만, 하나님이 때에 맞춰 보내준 친구 덕에 첫 시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기도로 이루어져 간 결혼 준비]
중간에 결혼식장을 바꾸게 되는 큰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이때도 기도로 계약금도 환불받고, 다른 예식장 계약도 우리 형편에 맞는 곳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결혼식 때는 다들 식사가 맛있었다고 하객들이 좋아하셔서 우리도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2월에는 남편이 다니는 교회에서는 결혼예비학교도 진행하고 있어서 같이 수업을 들었는데 하나님이 예비하신 좋은 분들과도 만나게 되었다.
스튜디오 촬영이라고 하는 모바일 청첩장에 들어가는 사진도 준비하면 한도 끝도 없고, 일부러 업체에 돈을 더 내고 좋은 작가님을 선점한다고도 했지만, 우리 스타일과 예산에 따라서 많은 준비는 어렵겠다고 판단했었다. 남편과 나는 딱 우리를 잘 찍어주고, 우리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잘 담아낼 작가님을 만나기를 기도했다. 작가님은 기도처럼 우리의 모습을 잘 찍어주셨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그 작가님이 업체에서 가장 인기 많고, 잘 찍어주시기로 유명한 분이라고 했다. 이런 것을 기대하고 기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분임을 알게 되어 참 감사했다.
드레스를 고를 때도 몇 벌 입어보고 마음에 드는 옷을 선택하는데, 마침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언니가 시간이 된다고 했다. 언니는 캐나다에 살고 있어서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언니도 한국에 나온 김에 내 드레스를 봐주러 오겠다고 했다. 언니도 하나님 안에서 결혼 준비를 하고 있고 나와 같이 믿음 생활을 하고 있어서 하나님께 정말 감사했다. 이건 기도했던 부분은 아니었지만 결혼 준비 속에서 하나님이 역사하심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대망의 결혼식에서도 기도는 역시...]
이전 칼럼에도 썼지만, 결혼식에서 우리를 촬영해 주신 작가님들과 내 드레스를 봐주신 이모님도 크리스천이어서 결혼 예배에 대해 거부감이 없으신 분들과 함께하여 더욱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또 감사했던 것이 하객 수였다. 하객 수를 정할 수 있는 기간 마지막 날에 여러 고민을 하다가 20명을 추가하여 250명으로 고정을 했다. 모든 것 가운데에서 하나님께서 함께해달라고 했던 기도의 응답이었을까? 255명으로 하객이 딱 맞아떨어지며 식장에서도 이렇게 딱 맞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
[신혼여행지에서도 기도와 감사]
신혼여행지에서도 우리가 계획한 대로 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날씨를 위해서 엄청나게 기도했었다. 좋은 날씨 허락해달라고 기도했었고 혹시나 그 지역에 비가 필요할 수도 있으니 내가 좋은 날씨가 아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맞는 날씨를 허락해달라고 기도했었다.
기도대로 딱 하루만 흐린 날씨가 있었고, 우리가 체류하는 일주일간은 계속 맑았다. 흐렸던 날도 우리가 많이 걸어야 했던 날이었는데, 마침 구름이 있어서 좀 더 수월하게 여행했다. 그리고 정해 놓은 일정들도 하나님께서 준비해 주신 것처럼 시간 내에 다 보고 즐기고 올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아 그리고 제일 중요한 집...!]
집도 우리 결혼식 딱 한 달 전에 결정되었다. 우리 형편에 맞고,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집으로 인도해달라고 기도했었는데 보자마자 '여기다...!' 싶었던 집으로 가게 되었다. 국가에서 임대하는 거라서 기다림밖에 할 수 없었지만, 기도로 인내하며 기다렸더니 하나님께서 좋은 곳으로 인도해 주셨다.
사실은 더 넓은 곳으로 가고 싶은 욕심이 컸는데, 결혼식 전에 만났던 아는 언니 부부가 작은 집일 때 오히려 서로 더 돈독해지는 것이 있고, 나중에 생각했을 때 추억이 더 많이 쌓일 거라고 격려해 주어서 지금 집으로 마음을 정할 수 있었다.
[절대 오해해서는 안 되는 기도의 의미]
다 적고 보니 읽는 분들이 '하나님께서 좋은 것을 주시니까, 기도하자'라고 오해할 것 같기도 하다. 오히려 이 반대이다. 하나님께서 어떤 것을 원하시는지,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결혼 준비를 예로 들었는데, 전체적으로 물 흐르듯 잘 진행되었던 결혼 준비를 통해 하나님이 우리의 결혼을 기뻐하심을 알게 되었던 계기이기도 했다.
또 여기서는 많이 생략되어 있지만 기도하는 중에 '여기까지야'라며 만족해야 할 부분, 나를 내려놓아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기도와 동시에 인내도 필요하다. 나의 욕심을 내려놓는 그 시간, 또 응답될 때까지 견뎌야 하는 그 시간 속에서 끝까지 하나님께 기도하며 나아갈 때는 너무 힘들지만,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통해 다시금 감사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찬양하게 된다.
[지금은 기도가 필요한 때]
마지막 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기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팬데믹 이후 기도의 자리가 많이 사라져서 너무 안타깝다. 또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회문제도 우리 크리스천들이 깨어서 기도할 때라는 경고로 생각하고 나라를 위해서, 아이들과 청년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예수님이 다시 오실 그때를 바라보며 기도로, 인내로 나아가자.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베드로전서 5장 8절)
[Playlist🎵] 지금은 기도할 때
하나님 나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당신은
하실 수 있잖아요
일을 이루실 분
당신인걸 알아요
주님께 감사드려요
- 그루터기워십, <하나님 나는 할 수 없어요 (feat. 유효림)>
주없이 살 수 없네 죄인의 구주여
주의 귀한 보배 피로 나를 구속하시네
주없이 살 수 없네 나 혼자 못 서리
힘없고 부족한 날 일으키신 주님만 의지하리
- 이재영, <주 없이 살 수 없네 (With 김령희, 김영호, 김종필, 최재만, 하지은, 한경수, 예's)>
한 걸음 멈추고
내 뒤를 돌아볼 때
주의 돌보심이
안 닿은 곳 전혀 없네
- 김은주(Zoo), <도우심 (Feat. 유효림, 이지원)>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영원한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매거진 '마지막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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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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