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를 하면서 유튜브를 자주 보는 편이다. 얼마 전 설거지를 하면서 보았던 '남친이랑 헤어지기 싫어서 교회를 다녔어요'*라는 영상은 꽤 인상에 깊게 남았다. MIT공대언니 (이하 공대언니)라는 분이 나와서 인터뷰를 하였는데 내용은 이러하였다.
공대언니는 모태신앙이었다. 교회를 다니던 중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그 남자친구는 만난 지 8개월 만에 변화를 받아 거듭나게 되었다. 하지만 공대언니는 교회는 다녔지만, 예수님을 모르는 상태였다. 이런 사실을 알았던 남자친구는 5년간의 연애 동안 몇 번의 이별을 고한 끝에 마지막에는 이런 말을 해주었다고 했다.
'너를 내가 많이 사랑한다.
하지만 내가 기도를 해봤을 때
나는 너에게 하나님의 그림자라는 마음을 받았다.
그래서 내가 비켜주어야 할 것 같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고,
또 요게벳이 모세를 보낸 것처럼
나도 너를 하나님께 보내주어야 할 것 같다.
나도 이것이 하나님 앞에 순종하는 것이고
너를 보내는 것으로 나도 하나님께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한다.
내가 항상 기도할 테니
꼭 하나님을 만났으면 좋겠다.'
이 말을 듣자마자 남자친구의 마음이 어떤 마음이었을지 너무 공감되어서 설거지를 하다가 눈물이 났다. 너무 사랑하지만, 하나님 앞에서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심정이 와닿았다.
내려놓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인 줄 알면서도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그 마음을 나도 알기에 이 말이 더 마음이 아팠던 것 같다. 수많은 자기부인 끝에 내려진 결론으로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얼마나 많이 고민했을까도 느껴졌다.
믿음 생활을 하면서 내려놓음의 순간들이 종종 찾아오곤 한다. 나의 경우에는 자발적으로 순종했던 경험보다는 상황에 끝까지 밀려서 어쩔 수 없이(?) 강제적인 순종을 하며 내 자신을 내려놓았던 경험이 많았던 것 같다.
일례로 교회를 처음 나가게 되었던 사건이 있다. 중학교 3학년 때 갑자기 턱이 잘 벌어지지 않아 아팠는데, 치과에 가서 상담받아 보니 수술하면 나을 수도 있고 안 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게 무슨….) 아무튼 이 일로 아버지가 교회에 가면 낫는다고 하길래 의심이 많았던 나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교회에 가게 되었다. 마침 목사님이 신유의 은사가 있으신 분이었고, 찬양하면 낫는다는 말씀에 그날로 성가대원이 되어 약 한 달여 만에 완치가 되었다. 이때는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몰랐지만, '아, 무언가가 있구나….'를 알게 된 계기였다.
이렇게 하나님은 처음부터 완전히 나 자신을 내려놓고 순종하게 하셨다. 그리고 나를 내려놓는 순종은 믿음으로 바뀐다. 결국은 하나님께서 하실 것을 알게 된다.
이삭을 바치기 직전 아브라함을 부르셨던 하나님, 모세를 강가에 두었던 요게벳이 얼마 안 되어 곧 유모로서 엄마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주셨던 하나님. 순종함으로 더 좋은 것을 주시는 하나님을 믿게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천국에 가는 그날까지 순종함으로 나를 내려놓고, 여호와이레의 하나님을 믿으며 나아가는 우리들이 되길 소망한다.
* 초원 - 크리스천 데일리 앱
[Playlist🎵] 내려놓음
내가 사랑했던 그 모든 것
내가 붙잡고 있던 모든 것
내가 포기할 수 없던 모든 것들을
주님께 내려놓습니다
- 그레이스힐(Grace Hill), <내려놓음>
나의 삶 가운데 예수 닮아 내기 원해
나의 삶 가운데 예수 흔적 남기 원해
나의 삶 가운데 예수로만 살기 원해
내어드리네 내어드리네 내 주님께
- 지연, <내어드리네>
순종 쉽고도 어려운 예배
내가 생각하던 길과 방법들
모두 다 내려놓고
주의 말씀 순종하며 나아가네
- Psalm57, <순종 (feat. 김지현)>
나는 바라보네 오직 주 만 바라보네
내가 만든 나를 버리고 주 바라보네
나는 소망하네 아낌없는 사랑하네
세상 따르던 날 버리고 그 사랑 기뻐하네
- 여니엘, <내일을 몰라도 괜찮아요>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영원한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매거진 '마지막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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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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