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예배 플레이리스트🎵 (1)
벌써 나의 결혼식이 있고 한 달이 지났다.
결혼식을 준비할 때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이 어떻게 식을 꾸려나갈지였다.
한국식 결혼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각 상황마다 노래도 준비해야 해서 은근히 준비할 것이 많다. 노래가 이렇게 많이 필요한지도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처음 알았다.
나와 남편은 결혼예배를 드리기로 해서 구성은 어느 정도 짜여 있었고, 상황별 음악 선택과 구성 재배치가 필요했었다.
내가 어떻게 선곡을 했고, 어떤 마음으로 결혼 예배를 위한 선곡을 했는지 공유해보고자 한다.
[Playlist🎵] 결혼식 상황별 CCM
1. 결혼예배 전
나의 결혼식이 있기 2~3주 전에 다른 사람의 결혼식을 2번 방문했다. 예전에는 커플 식전영상을 하객들이 눈여겨봤었는데, 요즘에는 잘 안 보는 분위기여서 마지막까지 만들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은 귀차니즘도 한몫했다. (하하)
그러다가 우리는 예배니까 예배를 준비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찬양이 들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찬양을 고민하다가 최근에 주변 지인들이 많이 좋아하는 찬양인 '비 준비하시니'를 고르게 되었다.
식이 끝나고 지인 중의 한 명이 이 찬양이 매우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예배를 준비하는 것 같았다고 하기에 잘 선곡했다고 생각했다.
신혼여행 때에도, 여름이라 뙤약볕을 걸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밖에서 걸어야 하는 일정에서 마침 그 시간대에 마침 구름이 끼고 살짝 선선해져서 걷기도 좋고 여행하기에도 너무 좋은 날씨가 되었다. 그때 이 찬양이 떠오르면서 남편과 함께 하나님께 감사하며 여행을 하였다.
'그가 구름으로
하늘을 덮으시며
땅을 위하여 비 준비하시니'
- 심형진, <;비 준비하시니(Psalm_147) (Live Version)>
https://youtu.be/t5xQkPs2Pcc
2. 종소리
이건 찬양은 아니었고, 예배 전 종소리였다.
이 소리는 신부대기실에서도 들렸는데, 이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그랬다가 종소리가 들린 순간 엄청 긴장이 되었다. 긴장과 함께 '아, 이걸 괜히 넣었나..'하는 후회도 밀려왔다.
나중에 남편한테도 물어보니 남편도 이 소리에 엄청 긴장했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다른 건 다 리허설 했는데 종소리는 리허설을 하지 않아서 당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종소리 덕분에 떠들썩했던 장내 분위기가 숙연해졌고, 온전히 예배에 집중될 수 있었다.
- 교회 행사준비를 위한 성경 효과음 모음, <교회 종소리>
3. 신랑입장
남편은 나보다 눈물이 많은 편.
신랑입장 하기 전 버진로드 입구에서 준비할 때 벌써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고 했다.
왜 울컥했느냐고 물으니 멀리서 와준 하객들이 너무 감사했다고 했다. 부부는 서로 반대인 사람을 만난다고 했나? 재밌게도 나는 멀리서 와준 하객들이 이날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나를 축하해주러 왔다고 생각하니 기뻐서 웃음이 나왔었다.
아무튼 신랑입장 곡으로는 '은혜로다'를 준비했다. 일반 결혼식에서 사용하는 곡들은 신랑입장 곡에서 웅장한 느낌의 행진곡을 많이 쓰길래, 비슷한 찬양 곡을 찾아보려고 했었다. 비슷한 행진곡은 많이 있었으나 가사가 왠지 아쉬웠다.
그래서 처음 딱 들었을 때, 아 이거다 싶었던 곡인 '은혜로다'를 선곡했다. 전주가 살짝 길어서 조용해진 하객들의 시선을 딱 신랑 쪽으로 집중시키면서 한편으로는 예배를 준비하는 마음이 생기길 바랐다.
남편이 입장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하는데, 이때 하객들 몇몇도 같이 감동을 했다고 한다. 남편의 진심이 느껴졌다고 했다.
- 예수전도단, <은혜로다>
https://youtu.be/zJwF4YTP5LM
4. 신부입장곡
신부입장 곡은 순전히 가사만을 보고 선곡했다. 2015년도 무렵 이 곡을 알게 되었는데, 그때도 이 곡을 좋아했지만, 여전히 이 곡을 좋아한다.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무르익는 것 같다.
'귀하고 아름다운 나의 사랑아
나의 모든 마음을 너에게 준다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사랑아
나의 모든 정성을 너에게 준다
나의 기쁨아 나의 사랑아'
사실 이 곡의 화자는 하나님이다. 청자는 하나님을 믿는 자녀들이다. 그래서 가사를 잘 돌려보면 아버지가 자녀에게 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아버지는 나에게 큰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늘 이 가사와 같은 마음으로 나를 대하셨음을 알기에 이 곡을 골랐을 때 주저함이 없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사랑만큼은 아니겠지만(?) 남편도 나를 사랑해서 선택했기에 남편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하여 이 곡이 여러모로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 김상진, <너를 선택한다>
https://youtu.be/WE_uA9LmQ3Y
다음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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