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 이어 나의 결혼 예배에서 선곡했던 곡들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Playlist🎵] 결혼식 상황별 CCM
5. 혼인서약, 예물교환
이 곡은 사실 축가로 듣고 싶었던 곡이다. 크리스천 결혼식에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곡이어서 나도 언젠가는 저 곡을 결혼식에서 들으리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잇쉬가 잇샤에게' 특성상 보컬이 4명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4명까지는 되지 않아 아쉽게 포기했다.
그래도 이 곡이 들어갔으면 해서 혼인서약과 예물교환 때 보컬 없는 버전으로 준비했다.
하객들은 잘 몰랐던 것 같고, 우리 둘은 이 곡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둘만 은밀하게 감동을 하였던 순간이었다.
- 김복유, <잇쉬가 잇샤에게 (Inst.)>
6. 축가
축가는 절친한 동생 두 명이 담당하였다. 찬양에 맞는 영상도 만들어 준다며 우리의 사진도 몇 개 가져갔다.
둘의 멘트도 참 재밌었고, 영상도 잘 준비해주어서 고마웠다.
이 날 들은 고린도전서 13장의 말씀과도 연결되는 듯하여 감동이 있었다.
중간에 전혀 안 울 것 같았던 동생 한 명이 우는 바람에 나도 같이 울었다. 갑자기 울길래 처음엔 목에 뭐가 걸렸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울고 있어서 나도 덩달아 울었다. 그 친구와는 여러 가지 추억이 있어서 나를 축하해주는 마음이 더 느껴졌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이 꿋꿋이 불러줘서 다행이었다. 하마터면 식장이 눈물바다가 될 뻔했다.
- 찬양해나, <사랑 (Love)>
7. 부모님께 인사
결혼식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부모님께 인사에서는 '요게벳의 노래'를 선곡했다.
부모님의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해도 이 곡의 가사처럼 자식을 결혼시키시는 마음이 이런 마음일 것 같았다. 그리고 하나님께 자식을 맡기는 마음이 요게벳과 비슷할 것 같았다.
이 곡은 선택할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다. 워낙 남편도 마음이 여리고 눈물이 많아 대성통곡할 것 같아서 걱정되었다. 또 나도 이 곡을 계속 들으면서 눈물이 나곤 했는데, 결혼식 날에도 혹시나 울컥할까 봐 고민하다가 결국 선곡했다.
처음 인사드릴 때는 가사 없는 버전으로 진행하고, 마지막 즈음에 자연스레 가사가 나오도록 편집하였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의 참 부모이신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맡긴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를 이끄시는 주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린다'
아니나 다를까 이 가사가 나올 때 남편은 눈물을 꾹 참았다고 한다. 나도 살짝 울컥했지만 이미 선곡하면서 많이 울어서 그런지 울지 않았다.
- 염평안, <요게벳의 노래(instrumental)>
8. 행진곡
행진곡으로도 여러 곡을 고민했었다.
결국 고른 곡은 Because of you. 예배였기 때문에 마지막 곡은 눈여겨봤었는데 찬양으로 골랐다.
특히 최근에는 행진 때 신랑, 신부가 춤을 추는 경우도 간혹 있어서 같이 춤도 추면 좋을 것 같았다.
찬양을 아는 크리스천들에게는 예배를 즐겁게 끝내는 마무리를 하고 싶었고, 찬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예배에 대해 좋은 기억이 남도록 하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식 끝나고 지인 여럿이 마지막에 커플 댄스가 귀여웠다고 했다는 걸 보면 성공적이었던 거 같다.
- Albastian 알바스천, <Because of you>
사실 결혼예배를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고민이 많았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고, 부모님 지인의 경우 교회 다니는 것 자체를 싫어하실 수도 있기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갈라디아서 1장 10절인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처럼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참 신기하게도 드레스 담당 이모님도 크리스천이었고, DVD 촬영 기사님도 크리스천이었다. 모두 내가 부탁한 건 아니었지만, 크리스천들이 와서 놀랍고 감사했다.
그리고 예수님을 모르는 한 언니도, 말씀에 감동을 하였다고 했다. 한 명의 영혼이라도 하나님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면 그걸로 감사했던 결혼식이었다.
또 감사했던 것은 신혼여행지도 딱 결혼식 날까지 장마였고, 우리가 출발하는 날 한국 장마가 시작되어 비를 보며 출발했지만 도착하니까 쨍쨍한 날씨여서 너무 감사했다. 돌아오는 날까지 딱 하루만 흐렸고 매일 날씨가 좋았다. 참 여행하기도 좋았고, 다 기록할 수 없지만 모든 상황과 일정마다 감사한 일들이 많았다.
혹시나 결혼예배를 드림에 있어서 하객들이 걱정된다면 다른 조건들은 다 하객들에게 양보해도 예배만큼은 양보하지 않는 크리스천이 되길 바란다. 부부의 첫 시작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크리스천 부부들이 많이 생기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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