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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이야기

[정용찬의 예배에세이] 인사를 나눠요

by 마지막겨울 202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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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의 끊임없는 반복은 삶이 갖는 특징이자 생활을 구분하는 단위입니다. 이 한 주라는 시간 속에는 일명‘루틴’이라고 부르는 패턴들이 있지요. 굳이 외국어를 사용했습니다만 루틴은 우리말로 ‘반복되는 일상’이라고 표현 할 수 있어요. 요즘은 주중, 주말, 일과 휴식 등 모든 상황에 루틴이라는 말을 적용하는데요.

여러분은 일상, 그 중에서도 주말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주말은 종일 쉴 수 있는 휴식일이거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여유로운 날들입니다. 월화수목금금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말과 휴식은 꿈같은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주말에 하는 일이 사람의 많은 부분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한 가지 표현을 제시해보면 예배는 성도가 가진 루틴, 즉 ‘성도가 매주 반복하는 일상’이 아닐까요?


사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주말마다 반복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예배입니다. 이 글의 주제는 예배인데요, 바른 예배를 설명하며 누군가의 주장을 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의 예배 경험을 나눠보려 해요. 한 가지 표현을 제시해보면 예배는 성도가 가진 루틴, 즉 ‘성도가 매주 반복하는 일상’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 일상은 분명 다양하게 나타날 거에요. 심지어 같은 공간에 있을 때도 일상의 의미와 느낌, 참여 방식과 중요도는 저마다 다릅니다. 단, 성도의 일요일 루틴은 개인적이면서도 공동체적이에요. 혼자만의 일이 아닐 가능성이 높죠. 여러 사람들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아요.

나에게만 좋은 예배보다는 모두에게 좋은 예배를 꿈꿉니다. 앞으로 예배 경험을 요소별 나누어 몇 회에 걸쳐 다룹니다. 예배 루틴을 가진 성도라면 누구나 예배에 대해 할 말이 많습니다. 저는 성경과 예배학(예전학)을 참 좋아하지만 이론을 길게 설명하지 않으려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들의 예배 경험을 제 이야기와 비교해보시기를 바랍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J F님의 이미지 입니다.



예배의 시작


시작 시간은 만남과 인사의 시간입니다. 예배에서도 첫 순서나 초반 몇 개의 순서를 묶어서 그런 시간으로 갖지요. 혹시 여러분이 최근 참여한 예배의 첫 순서나 초반부를 기억하고 있나요? 그 때 느꼈던 감정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먼저,‘시작’에 주목합니다. 시작 시간은 만남과 인사의 시간입니다. 예배에서도 첫 순서나 초반 몇 개의 순서를 묶어서 그런 시간으로 갖지요. 혹시 여러분이 최근 참여한 예배의 첫 순서나 초반부를 기억하고 있나요? 그 때 느꼈던 감정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그런데 아마도 기억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예배 시작을 아주 평범하고 익숙하게, 무엇보다 순식간에 보내기 때문이에요. 사회자의 시작 안내말과 인사, 성경 한 구절 읽기, 묵상 기도, 대표기도, 찬송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예배를 시작할 수 있는데, 예배의 다른 순서들에 비해 시작 부분은 짧기도 하고 금방 지나가고 잊혀집니다.

많은 분들이 예배 준비 과정이나 시작 전 기도하는 10분에 강조를 두거나, 찬양이나, 설교, 대표기도에 더 큰 관심을 두기에 시작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때로 시작 부분이 모호하거나 어수선한 경우도 많습니다. 애매하게 시작하기도 해요.


과연 시작 부분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을까요?


주보에 적혀있는 시작과 실제 시작이 다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찬양 시간은 실제로 인도자의 인사나 기도로 시작합니다. 묵상 기도로 시작한다고 적혀있는데 그보다 성가대의 찬양이 앞서기도 합니다. 과연 시작 부분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을까요?

마치 손잡이를 잡아 문을 제끼고 성큼 들어가듯이, 우리는 서둘러 예배를 시작합니다. 인사도 없이 쑥 들어와 식탁에 앉아 메뉴를 주문하듯이 진행되는 예배, 공간과 사람에 무관심하고 인사와 대화가 사라진 예배가 되어버린 건 아닌가요. 최근 참석한 한 예배에서는 시작부분에 요소들이 참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시작 종소리, 시작 연주, 성가대 찬양, 인도자의 시작기도, 말씀 낭독, 찬양이 모두 있었답니다! 정확하고 빠르게 진행되어서 세심하게 준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 때 저는 이 예배 시작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기대하는 시작인가 고민을 해보았답니다.


저는 시작이 꽤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저는 시작이 꽤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만남과 인사의 시간은 예배의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합니다. 참여자들의 마음을 열기도 하고 닫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모두를 너그럽게 받아주시겠지만 준비한 예배 요소가 그 길에 발판이 될지 방해물이 될지는 우리가 결정합니다. 그러니 모호하고 산만하게 시작해서는 안된다고 저는 외치고 싶습니다.

많은 이들이 한 주 내내 기다려온 예배라면 그 시작을 비롯한 모든 순서가 습관적으로 해오던 무심한 방식, 시간에 따라 그냥 흐르는 형태가 되기를 바라지 않아요. 그렇다면 다시 질문을 던져봅니다. 당신의 예배는 어떻게 시작하고 있나요?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은 어떤 인사를 그 시간에 나누고 있나요? 어떤 만남을 기대하나요?

역사의 흐름을 거쳐 예배 방식의 특징은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고 해요. 대부분의 요소가 두 가지 형태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그 기준은 방향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방향을 가진 순서들이 있고, 아래에서 위 방향을 갖는 순서들이 있어요. 위는 하나님을, 아래는 우리들을 의미해요. 보편적으로 기도는 아래에서 위, 찬양도 아래에서 위, 설교는 위에서 아래, 성경 봉독도 위에서 아래라고 봅니다.

썸네일 사진 출처 Pixabay로부터 입수된 Robert Cheaib님의 이미지 입니다.

 


시작 인사가‘예배에 오신 여러분을 주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일 때와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가 예배 드리겠습니다!’일 때 방향의 차이가 있고, 성경 말씀으로 시작할 때와 기도로 시작할 때 차이가 나타나게 될 겁니다.


시작 부분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는 시간이 되거나 반대로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시간이 될 수 있어요. 어떻게 구성하고 진행하는가에 따라서 방향이 달라지고 전체 분위기와 각자 경험하는 느낌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사회자의 시작 인사가‘예배에 오신 여러분을 주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일 때와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가 예배 드리겠습니다!’일 때 방향의 차이가 있고, 성경 말씀으로 시작할 때와 기도로 시작할 때 차이가 나타나게 될 겁니다.

여기에는 공동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지도 반영되겠지요. 그래서 공동체마다 예배 시작부분의 명칭을 ‘예배의 부름’,‘하나님의 인사’, ‘송영’등으로 다르게 부릅니다. 답이 없는 논의이지만, 서로 이야기하면서 최선을 찾아나가면 좋겠어요.

저는 시작 순서에 우리가 놓치고 있던 부분에 대해 나누고 싶습니다. 바로 한 곳에 모인 서로가 인사를 나누는 일입니다. 지인이든, 모르는 사이이든 인사를 나누는 거에요. 제가 보기에 예배 자리는 마치 여행자들이 모인 베이스캠프 같습니다. 이 중에는 처음부터 동행한 동료도 있고 방금 마주 한 낯선 사람도 있어요. 이전까지 '남남’이기는 했어도 이제부터는 베이스 캠프의 일행이 되었습니다.

험한 여행지이거나 낯선 지역일수록 여행자들의 유대감은 오히려 더 깊어진다고 하지요. 서로를 잘 몰라도 당장은 상관이 없습니다. 앞으로 서로를 알아가게 될 테니 일단 인사부터 나누고 여행의 안전을 바라는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대합니다. 예배의 시작은 서로가 마음을 보듬어주는 따뜻한 시간이면 좋겠습니다. 인사를 꼭 예배 후에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깊은 나눔이 아니라도 좌우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예배의 처음부터 우리에게 필요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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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드리는 인사, 함께하는 인사

마찬가지로 하나님께 드리는 인사도 급하지 않게, 서두르지 않게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혹 인사를 나누기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회중)이 거기 있다면 그 것도 한편으로는 아쉬운 일입니다.

이제 시작 시간을 위한 작은 제안들을 드려봅니다. 하나는 진심을 담은 인사입니다. 어떻게 진심을 담아낼까요? 진심을 담은 행동이 필요합니다. 천천히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나누는 겁니다. 인사말 대신 성경이나 찬송으로 예배를 시작한다 해도 고개를 돌려 눈을 마주치고 미소 지으며 교감하는 순간들이 잠시라도 있으면 해요.‘3초 인사'는 상대의 마음을 열고 인상을 남기기 위한 인사법입니다.


시간적으로 충분하고 여유 있는 인사라야 우리가 마음을 담을 수 있을 겁니다.


3초도 짧은 시간인데 사실 우리는 번개 같은‘1초 인사’를 건넵니다. 예배에서 인사와 만남 시간은 너무나도 짧기에 조금 늘리면 좋겠습니다. 시간적으로 충분하고 여유 있는 인사라야 우리가 마음을 담을 수 있을 겁니다.

다른 하나는 소통이 있는 인사입니다. 반응이 있는 인사라고 표현해도 좋겠습니다. 짝을 지어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지는 못해도 공동체가 손쉽게 소통하는 방식들이 있습니다. 정해진 인사 문구를 주고 받는 방식이 많이 사용됩니다. ‘하나님이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고 인사한다면, ‘사랑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행복을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하며 어떻게든 응답의 인사가 나와야 하겠지요.


하나님께 드리는 인사나 찬양으로 예배를 시작할 때는 그 인사에 하나님이 어떻게 반응하시는지 그 순간 잠시 귀 기울여 봐야 하지 않을까요?


시편 121:1-2의 주고 받는 인사는 그래서 좋습니다. ‘당신의 도움이 어디에서 오나요?’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 옵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인사나 찬양으로 예배를 시작할 때는 그 인사에 하나님이 어떻게 반응하시는지 그 순간 잠시 귀 기울여 봐야 하지 않을까요?

내일이 다가오듯이, 예배도 우리에게 다시 다가옵니다.  여러분은 어떤 만남을 기대하고 있나요? 어떤 인사를 건넬 생각인가요? 누구를 만나게 될지 생각해보면서 여러분이 하고 싶은 말, 나누고 싶은 인사를 미리 준비해보세요. 하나님께도 어떻게 인사드리면 좋을지 생각해보세요. 예배는 우리의 소중한 루틴이니 우리 같이 깊이 고민해봐요.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영원한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매거진 ‘마지막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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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용찬

나레이션 김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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